♥ iflove.net ♥

  
주어진 달란트에 기쁨을 품고 - 미동
 해바라기  12-11 | VIEW : 3,499
연구수업준비하려니 머리에 쥐가 난다.

아무래도 고양이를 머리위에 올려야 할것 같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시작된 연구수업준비.

교무업무 일도 눈코뜰새없이 바쁜 와중에 코앞에 닥친 수업준비로

주일도 학교에 나왔지만 가쁜마음처럼 생각이 따라와 주지 않는다.

--끙끙대지만 마음만 바쁘다. 진도는 저 만치 흘러만 간다.




특수교육에 접근한지 2009년이면 30년이 된다.

당시는 특수교육을 전공했다고 말하면,“대북 비밀요원교육시키냐!”고

되물어보는 시절이었다. 그만큼 낯설고 황무지 교육이었다.

장애학생교육에 몸담아 헌신한 지도 강산이 3번이나 변했지만

특수교육은 2% 부족한 갈증으로 다아야원석 캐는 광부같은 심정이다.




요즘들어 조금씩 철드나보다.

대학보내고 군에 간 자식을 보면서 가족을 지켜준 특수교육에

제바른 눈을 갖게 되었다고나 할까!

그동안 주마간산(走馬看山)식 교육이

이제는 심산유곡(深山幽谷) 물맛을 본 기분이랄까!




인터넷으로 향하는 본성은 버릴수 없나보다.

특수교육’이라 검색어를 넣었드니 관련글 줄이

벼리줄에 달려오는 물고기처럼 줄줄이 낚아 오른다.

수많은 전문 글 속에 장애부모님 글들이 간간한 양념맛같이 정감간다.

나의 심금을 파고드는 이유는 진솔한마음이 글속에 녹여져 있기 때문이리라.

장애인식 개선관련 학부모글을 보며 부모마음을 헤아려봤다.

간접경험이 와 닫는 마음으로 교사의 책무성을 다짐해 본다.




(펌글)‘아이들 틈에서--

두명의 형제가 모래삽으로 흙을 퍼담고 있었다.

상준(가명)이가 다가갔다.

흙을 만지자 “야, 너 저리가. 비켜.” 하며 끼워주질 않았다.

비키라고 비킬 상준이인가. 나중엔 큰 아이가 상준이를 향해 손을 들었다.

때릴 태세였다. 그러다가 그 아이는 상준이를 보며 벤치에 앉아있던 나를 발견하고는

슬며시 손을 내렸다. 때리면 내가 가만 안 놔둘 생각이었다.

요즘 아이들은 영악하다더니..

상준이가 자리를 뜨고 잠시 후 상준이 또래의 다른 남자아이가

그 모래장난에 끼어들었다.

두 형제는 아무렇지 않은 듯 셋이 되어 놀았다...




(범글2)

놀이터에서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 사는 엄마를 만났다.

그 엄마에게 상준이 얘기를 했다. 그 엄마가 애들 셋, 넷 키우는거 같겠네요...했다.

그보다 훨씬 더하답니다.. 나는 속으로 말했다.




(펌글3)

할머니와 손자가 있었다.

처음엔 같이 잘 놀았다.

상준이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손을 허공에 대고 흔들었다.

할머니는 손자를 데리고 주섬주섬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펌글4)

아이들 일에 어느  정도까지 참견해야 하는가..

난 같이 놀기도 하고 벤치에서 **이를 바라보고 있기도 한다.

아이들 틈에서 문제가 생기면 난 내 모든 오감이 삐죽 솟는 것만 같다.

하지만 그때마다 나서지 않는다. 상준이가 해야 할 몫도 있다고 생각한다.

상준이는 저럴 때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보고 싶기도 하고

상준이가 스스로 그런 상황에서 배워가야 한다는 생각도 들고 해서...  




(펌글5)

우리의 글에는 우울함이 묻어있다.-아빠의 글

오늘 아내의 글을 읽었다. 오랜만에 많이도 썼네~하고 한편씩 읽는데...

왜 이렇게 글들이 우울한가. 폼잡고 멜랑꼴리하려는 것도 아닐텐데 말이다.

그렇다. 우수에 찬 보랏빛으로 글을 쓰는 것도 아닌데.

안개가 잔뜩 끼어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삶이 너무나 힘든건가. 자판위를 춤추는 내 손가락과 아내의 손가락은 너무나 힘들었나?

그렇다라는 대답을 차마 못한다.

그래 그 대답을 하지 못하는 '억압'된 강박과 마음의 채찍이

우리를 말과 글을 우울하게 한다.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지 못하는 극도의 인내속에서  

'우울함'만을 흘리고 있을 뿐.







부모마음.

부모마음은 매 한가지다. 자식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

장애부모마음 또한 이와 다르지 않을게다.

때론 학교에서 과잉행동학생을 볼때마다 부모마음을 돌이켜본다.

그 마음은 어떨까!.....




자식농사 잘 지어 출세했다고 매스컴 타는 부모.

레스토랑이나 대형마트 조차 마음 편히 다니지 못하는 부모.

극과 극인 상황에서 바라보는 부모심정은 어떻까......




일간지 시론(時論)에 난 공감 글을 실어본다.

이상묵교수 이야기다. 2년 전 지질탐사 도중 차량전복으로 척추를 다쳐

목이하가 완전마비되었다. 보조공학기기로 학생지도하시는 교수님이다.




어느 장애인 엄마는 이렇게 물었다.

“교수님은 그래도 장애를 입기 전에 공부도 많이 하셨고

하고 싶은 일들을 많이 하셨는데, 장애아이에게 해 주실 말씀이 없으십니까?“

이상묵교수는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리스사람들은 가장 인간답게 사는 삶이 어떤것인가? 의 화두를 삼으며

소크라테스의 예를 들면서 이렇게 역설했다.

좋은 집에서 살고, 좋은 차를 몰고,

물질적 풍요를 누리며 살다가는 것이 아니라

시련에 부딪히고 고민도 하고 때론 좌절하기도 하는 것이

인간다운 삶이라는 것이다.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철학자가 낫다는 말을 전한다.

덧붙여 말한다.

장애인들은 어쩌면 일반인들보다

더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있는지도 모른다,

뿐만 아니라 이들로 인해 가족과 주변사람들 또한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의 삶이 얼마나 축복받은 것이며

소중한가를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단순히 물질적인 행복이나 삶의 길이에 대한 집착이 아니라

그것이 기술의 도움이든 사고방식의 전환이든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아닐까 생각한다.




요즘......살아온 삶을 진지하게 생각해 본다

이제는 돌아오 거울앞에 선 누님같은 심정을 느껴본다.

과연 나의 달란트는 무엇인지를....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길이 무엇인지를....




지금껏 건강하고 큰 사고없이 살아온 삶에 감사하는 마음.

장애학동을 교육하면서 잔잔한 물결이 되는 역할.

학교생활에서 느낀 작은 일들이 모여

장애부모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다면 이 또한

나의 작은달란트 역할이 아닐런지!

 PREV :   사는게 왜 이 모양일까! - 미동 해바라기 
 NEXT :   <미친(美親) 자(者)의 고질병(痼疾病)> - 뒤꿈치 들고 해바라기 
 LIST   
Copyright 1999-2023 Zeroboard / skin by GGAM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