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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사는 법을 헤메지 않는다..
 해바라기  11-22 | VIEW : 1,788
첫눈이 내린 11월20 일 아침..
11시 35분 여수행 무궁화호 7호차 14번..
5시간 아니6시간 가까이 내 지정석이었다..
잠시 한시간의 북적거리는 카페 열차로의 탈출을 제외 하고는 말이다..

여행의 시작..
벽에 걸린 것 같아 내 마음을 다시 버리기 시작하려 떠난다..
떠났다가 다시 찾지 못 할수도 있으리라 그렇지만 다시 길을 떠난다.

간단히 출발한 여행..
책도 ..낙서장도 없다..
노란 연필 한자루..
명함집에 들어 있는 포스트잇이 전부..

남편은 내게 정신과에 다녀 오라고 한다.
네가 원예치료를 하는 거 마냥 ..지금 니 마음에 병이 들어 있는데..
어딜 다녀온다고 해도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 되지 안을거고..
그대로 남아 있는 것 아니니?
그래 볼까..다녀와 볼까?

조치원을 스쳤다.
눈이 내린다.
열차카페에 블랙커피를 앞에 두고 하늘 거리는 눈을 본다.

스치는 열차..
여기가 어디쯤일가?
신탄진..

"어디가니?"
"여수요"
"여수가 집이니?"
"아니 할머니집에""
"좋겠네"
맑갛게 웃는 아이..

잠시라도 내가 웃음을 지을수 있는 건..열차 카페 옆에 앉은 꼬마..

서대전을 지났다..
커피도 비어 간다.

자릴 잡으로 가야지..

논산을 스쳤다..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그 편안함 속에 녹아 있다.

멀리 바람이 머무는 나무가 보인다.
그 나무 아래 앉아 겨울들을 보고 싶다.

가을 오후의 빛..
나의 시선은 기차 통로에 있다..
멀리 보자..멀리 ..아주 멀리..

여수를 앞에 두고 열차는 연착을 한다.

연착을 하는 사이 아이는 학교를 파하고 집에 왔다는 보고다.

"엄마 언제와?"
"아직 도착 못했어..올라 가는 기차 시간 모르겠어"

기차는 30분을 연착하고 도착 했다..
역에서 오늘 있을 기차 시간만 확인을 한다.

오동도..밤이 내린다..
어딜가야 하나..
오동도에 이르렀다가 올라갈 계획은 계획으로만 마무리 되나?

택시를 탔다..
목적지..가까운 터미널로 데려다 주세요..
목적지가 어디냐 물으신다.
오동도에 가려 했는데..어두워져 못가겠다 라고 말씀 드렸다.
오동도 10시까지란다..
그래..오동도에 가자..
오동도에 데려다 주세요..

밤 바다 봐야지..
오동도의 긴 방파제를 걸어..
음악분수까지..

음악 분수가 보여주는 황홀함에 무거움은 잊었다..
잊었다..
내리 누루던 무거움은 가벼움이었나?

어둠이 내린 오동도 산책은 음악분수까지가 전부..
가로등이 비췬 길을.. 눈을 감고도 갈수 있는 길을..
난 갈 수가 없었다..무서웠거든..

내 철없이 도랑방자함은 밝음에서만 존재 했나 보다..
어둠은 내 깊고 ..깊은 ..무거움과 어둠은..밝음에서만..


음악분수를 뒤로 하고 긴 방파제를 걸어 나왔다..
귀에 거린 음악두 주머니 속에 넣고..
바람과 파도가 들려주는 음악에 맞춰..

바람이 서늘도 하여..뜰앞에 나섰더니..
서산머리에 하늘은 구름을 벗어나고..
산뜻한 초사흘달이 별 함께 나오더라..
....

별도 불렀다..

버리자..
버리자..
너 알고 있잖아~~뭘 버려야 하는지..
알고 있으면서 ..잡고 있잖어..
버려..버려..
내려 놔~~내려 놔~~~

밤바다에 내려 뒀다..
선한 바람 사이로 내렸다..
그리고는..
깊고..
고요한..
보이지 않은 ..
밤바다의 평온만 받아 왔다..

배가 고프다..
아침부터 커피 두잔으로 하룰 버텼으니..고플만도 한건가?


오동도에서 역까지 걸어
여수역에서 수원으로 올라갈 기차표를 끊었다..
시간이 많이 남았다..
중심가로 들어가 저녁을 먹자..

친절한 택시 기사님이 맛집 앞에 날 데려다 주신다.

서대회 한접시에 양푼 밥..
한그릇 다 비웠다..
회덮밥으로 만들어서..

저녁을 먹고 나온 집 가까이 돌산 대교가 보인다..
가보자 하고 나선 길이 멀다..
보이는 것 보다 훨씬 멀다...

나선길 접고 돌아가야 역에서 시간 보내기 일텐데..
걸을 수 있을 만큼 걸어보자..
돌산 대교 건너..도장 꽝 두발로 콩콩 뛰어 보고..다시 왔던 길로 간다.

"엄마 언제와?"
"밤 11시 기차표 끊었어.. 도착 하면 4시16분이네..집에 가면 5시쯤 될거야"
"엄마 안 피곤 하겠어? 자고 오지 그래.."


고민은 했다..
자고 갈까..
왔는데..향일함 일출 보고 오동도 다녀 갈까..
그런데 말이지..
난 한번두 숙소에 혼자 간적이 읎더라구..
남편 따라 졸랑 거리고는 갔지만 혼자는 한번두 없더라구..
갈수가 없더라구..
밤새 걸어라 그러면 거는 해두..못하겠더라구..

걷자..
해안으로 돌아 돌아 ..자선 공원 옆을 스쳐..
다시 오동도로..
오동도 음악분수까지 걸어..걸어..
여수역까지..

기차시간 20분쯤 남겨 놓고..도착인가 보다..
베터리 나간 휴대폰을 대신하여..공중전화카드 사서 ..
올라 간다는  보고 하고..걱정 하지 말라는 말도 하고..

mp3에 담겨 있는 황병주 가야금 산조..
올라 오는 내내..산조만 들었다..

긴 터널을 지났다..
풀어 놓을 것..내려 놓을 것..버려야 하는 것..
다 놓고 왔다..

바다에..
한발 한발 걸으면서..
다 놓고 왔다..


가볍다..
새털 마냥 가볍다..
난 새털마냥 가볍다..

집으로 돌아와 현관문을 여는 순간 ..
거실에서 잠을 자던 부녀 나를 본다..
내가 무사 귀환 했음을 확인하는 순간..난 보았다..

난 이 ~~평온함 속으로 ..스며든다..
내 자리거든..

잘 알고 있다..
알지..
알지..

네가 가야 하는 길..
헤메지마..


꽃은 사는 법을 헤메지 않는다..



                                   이천팔년십일월이십일 첫눈이 내린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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